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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타임라인 (혼자였던 싸움 – 한 사람이 버텨온 126일의 기록)
안녕하세요. 사단법인 중소자영업총연합회 사무국입니다.
제1화에서 우리는 이 사건의 본질을 이야기했습니다. 오늘은 그 본질이 현실에서 어떻게 전개되었는지, 한 사람이 홀로 맞닥뜨린 126일의 기록을 시간 순서대로 풀어드립니다.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정자동, SK스카이뷰 상가에서 '구름빵집'을 운영하는 황광선 씨는 한부모 가정의 가장입니다. 차상위계층으로 등록되어 있으며, 이 빵집이 가족의 유일한 생계 수단입니다.
거창한 배경도, 법률 지식도, 든든한 뒷배도 없었습니다. 그저 매일 빵을 굽고, 동네 주민들과 신뢰를 쌓아온 평범한 소상공인이었습니다.
2025년 12월 초 — 소문을 듣다
인근에 뚜레쥬르가 들어온다는 소문이 들려왔습니다. 황광선 씨는 직접 발로 뛰었습니다. 동반성장위원회의 상생협약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그 협약이 자신을 보호해줄 것이라 믿었습니다.
2025년 12월 3일 — 뚜레쥬르 고객센터에 직접 문의
황광선 씨는 뚜레쥬르 고객센터에 출점 관련 문의를 넣었습니다. 돌아온 답변은 이랬습니다.
"동반성장위원회 소관 제과점업 상생협약 규정에 의거하여 신규 출점이 이루어지는 것으로 확인됩니다. 추가 확인이 필요하시다면 동반성장위원회로 문의하시기 바랍니다."
뚜레쥬르는 첫 문의부터 책임을 동반성장위원회로 넘겼습니다.
2025년 12월 6일 — 공사 시작
문의 사흘 뒤, 구름빵집에서 불과 68.5m 떨어진 곳에 공사 가림막이 쳐졌습니다. 동반성장위원회 권고 기준인 도보 500m의 7분의 1도 안 되는 거리였습니다.
2025년 12월 말 — 뚜레쥬르 입점 현수막 게시
가림막이 걷히고 뚜레쥬르 간판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2026년 1월 8일 — 뚜레쥬르 정식 오픈
오픈 행사와 할인 이벤트가 펼쳐졌습니다. 구름빵집 바로 옆에서였습니다. 이달부터 구름빵집의 매출은 곤두박질치기 시작했습니다.
황광선 씨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동반성장위원회에 직접 찾아가고, 이메일을 보내고, 질의서를 제출했습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이상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보호 대상 판단 기준이 대화가 진행될수록 계속 바뀐 것입니다.
첫 번째 설명
"빵과 케이크 등을 전문 제조·판매하는 제과점이면 보호 대상입니다."
황광선 씨는 케이크 판매 영수증을 제출했습니다. 2025년 2월과 4월, 케이크를 판매한 영수증이 실제로 존재했습니다. 쿠킹클래스도 운영했습니다.
사업자등록증에도 업종은 명백히 '제과제빵'으로 기재되어 있었습니다.
두 번째 설명
"1개월 이상 케이크를 판매하지 않으면 보호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이 기준은 협약 본문 어디에도 명시되어 있지 않습니다. 2023년 협의체 회의에서 내부적으로 논의된 내용이 있다고 했지만, 황광선 씨가 열람을 요청하자 "촬영 불가, 사본 제공 불가"라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세 번째 설명
"예약 판매는 상시 판매로 인정되지 않습니다."
구름빵집은 주문 예약을 받아 케이크를 판매해왔습니다. 이것이 문제가 된다는 설명이었습니다.
네 번째 설명
"케이크는 매장에 진열된 형태로 상시 판매해야 합니다."
처음에 "제과점이면 보호 대상"이라고 했던 기준은 네 단계를 거쳐 "매장에 케이크를 항상 진열해두어야 한다"는 기준으로 바뀌어 있었습니다.
황광선 씨는 동반성장위원회 하나에만 기대지 않았습니다. 할 수 있는 모든 곳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동반성장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중소벤처기업부, 법제처, 국민신문고, 경기도, 수원시까지. 그러나 돌아온 답은 한결같았습니다.
"민간 협약 사안이라 우리 소관이 아닙니다."
국민신문고에 접수한 민원은 공정거래위원회 → 국무조정실 → 중소벤처기업부 → 경기도 → 수원시로 기관 간 반복 이관만 됐습니다. 실질적인 판단을 내려준 곳은 단 한 곳도 없었습니다.
뚜레쥬르가 오픈한 2026년 1월 이후, 구름빵집의 매출은 출점 전 3개월 평균 대비 약 72% 감소했습니다.
이 숫자 뒤에는 한 가정의 생계가 있습니다.
126일 동안 혼자 싸워온 황광선 씨가 저희 협회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더 이상 혼자 버티기 어렵다는 말과 함께였습니다.
저희가 함께하기로 결정한 이유는 단순합니다.
소상공인 자영업자는 노동자이면서 동시에 사장님입니다. 그런데 이 두 세계 어디에도 온전히 속하지 못합니다. 노동자로서의 권리는 보장받지 못하고, 사장님으로서의 의무와 책임은 오롯이 혼자 져야 합니다.
구름빵집 황광선 씨도 마찬가지입니다. 매일 새벽 반죽을 빚는 노동자이고, 누군가의 아버지이며, 한 가정의 가장입니다. 그런 그가 126일 동안 기관의 문을 두드렸지만, 받아준 곳은 단 한 곳도 없었습니다.
더 두려운 것은 이것이 반복된다는 사실입니다. 황광선 씨의 사건이 그냥 잊혀지면, 제2의, 제3의 빵집 사장님이 나타나도 결과는 달라지지 않습니다. 구조가 바뀌지 않는 한, 피해자는 계속 생겨날 수밖에 없습니다.
사회적 비용의 문제도 있습니다. 이렇게 무너진 자영업자들은 결국 부채 탕감이나 파산 신청으로 이어집니다. 그 부채는 어디로 갈까요. 결국 사회로 돌아옵니다.
정부가 비용을 메우고, 부족한 세수를 채우기 위해 국채를 발행하고, 시중에 돈이 풀리면 우리 식탁 위의 물가는 더 빠르게 오릅니다. 이 사회적 비용에 대한 이야기는 추후 별도로 자세히 다루겠습니다.
저희는 이 사건을 황광선 씨 한 사람의 문제로 보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함께하기로 했습니다.
다음 화에서는 협회가 대응에 나선 이후의 과정을 기록하겠습니다.
※ 본 협회는 이번 중재 및 대응 과정에서 당사자인 황광선 씨로부터 어떠한 형태의 경제적 이익이나 대가도 취하지 않았으며, 향후에도 이를 요구하지 않을 것임을 밝힙니다.
저희의 모든 행보는 중소자영업자의 권익 보호와 공정한 시장 질서 확립이라는 본 협회 정관상의 설립 목적에 근거합니다.
사각지대에 놓인 한 사람의 권리를 지키는 것이 곧 우리 모두의 생존권을 지키는 길이라는 믿음으로 끝까지 함께하겠습니다.